서양철학 - 인식의 기원
인식론은 “인간에게서 인식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했습니다. 근대 철학자들도 인식론의 문제들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학설들은 내놓았습니다. 동일한 문제에 관해 대립하는 여러 사상이 존재했고 그 사상들이 지금까지도 서로 맞서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서양 근대 철학을 여러 학설도 최종적인 정답이라기보다 여러 학설 중 하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대표적인 학설들을 보면서, 철학자들의 사상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인간의 무엇에 대한 인식의 기원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인식론 문제 중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물음은 대표적인 대답이 3가지 있습니다. 바로 인간 자신에게 인식 능력이 있다고 하는 이성론, 모든 인식의 출발점은 감각 경험이라고 하는 경험론, 이성론에 동조하면서, 감각에 의해 선험적 인식이 규정된다고 하는 초월론까지 이렇게 3가지입니다.
인식은 자기 인식이든 대상을 인식하든 일반적으로 아직 모르는 것에 관하여, 그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있는가를 파악하는 과정입니다. 이성론자들은 인식 형성의 기본요소는 선험적인 것, 즉 이성 자체에 내재하여 있는 원리에 따라 인식되고 일정한 이성 규칙을 따를 때만 인식을 올바르게 표현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때 언표의 개념이 나오는데 언표란 무엇에 관하여 말함, 즉 말에서 밑바탕에 놓이는 것이 주어이고, 말해진 것이 술어라고 합니다. 이 주어와 술어가 결합하여 말이 되게끔 하는 논리입니다. 이 논리의 규칙이 모순율입니다. 모순율은 주어와 술어가 어긋나게 말해져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어떤 언표도 이 모순의 규칙을 어기고서는 참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은 모순적인 것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말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실제로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니 모순율은 사고와 언표, 그리고 인식이 참이 되기 위한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입니다. 또한 무엇이 존재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도 됩니다. 모순을 포함한 말은 말이 안 되는 것과 같이 자기 안에 모순을 포함하는 것이나, 다른 것과 모순관계 있는 것은 같은 세계 안에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성론자들은 보통 이런 사고의 원리로서 모순율과 근거율을 듭니다. 근거율은 근거 없이는 아무것도 없다는 개념입니다.
경험론자들은 인간의 마음은 감각 이전에는 그냥 백지상태라고 주장합니다. 로크는 이성과 인식 재료들은 모두 경험으로부터 얻는다고 했습니다. 이때 경험이란 기본적으로 감각 경험을 뜻하며, 그래서 보통 경험주의의 원칙은 감각 중이지 않던 어떤 것도 지성 중에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결국 경험론에 의하면 인간의 모든 사고는 온전히 경험에 의존하며, 필연적인 사고 법칙 같은 것 역시 경험의 산물이라고 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칸트에 의해 대변되는 비판철학의 초월론은 이성론과 경험론의 화해를 시도하게 됩니다. 칸트는 우리의 모든 인식이 경험과 함께 시작된다고 할지라도, 우리의 인식 모두가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경험론의 주장을 수용하면서도 기본적으로 이성론의 입장에 손을 들어줍니다. 칸트에 따르면 모든 인식은 재료와 이 재료를 정리하는 틀을 이용해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또한 인식이 사고의 결과로 보았을 때 인식의 형식은 사고의 형식과 같으며, 이 사고의 형식은 이미 인간에게 내재하여 있다고 본 것입니다.
칸트는 인식의 밑바탕에는 선험적인 사고의 형식이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적인 대상에 대한 인식은 그 재료가 경험이기 때문에 경험적 인식이라고 불리고, 수학적 인식처럼 재료가 감각적이지 않을 때 선험적 인식이라고 불립니다. 결국 경험적 인식과 선험적 인식인 재료들을 정리하는 기능인 사고 작용을 통해서 하나의 인식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 수용한 것이 아닌 인간이 스스로 선출해낸 개념은 순수 지성 개념이라고 부르고, 사고 작용의 틀이라는 점에서 범주라고도 불립니다.
이런 선험적 기능 개념 중에 근간이 되는 것을 칸트는 4종 12개로 파악하게 됩니다. 먼저 양에 관련된 하나, 여러, 전체와 질에 관련된 실재성, 제한성, 부정성이 있습니다. 다음은 관계와 관련된 실체와 속성개념, 원인과 결과 개념, 상호 작용개념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존재 가능성과 현실성 필연성이 그것입니다.
이 범주에 의해 사고는 잡다한 정보를 판단하여 표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판단 역시 4종 12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판단의 방식으로 인식이 이루어지고, 판단은 범주에서 통일 작용이므로 순수 지성 개념인 범주가 인식을 근본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경험에 앞서 있으면서도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칸트는 초월적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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