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철학 - 심성론의 심

심성론은 인간의 심, 성, 정 등의 주요 개념과 그들의 상호 연관관계를 철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기론에서 현상 세계의 모든 존재를 리와 기의 개념으로 설명하듯이, 심성론에서도 인간의 심, 성, 정의 구조를 리와 기의 개념을 사용하여 그들의 선악 문제를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기론은 심성론의 이론적 근거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심성론은 이기론과의 연관성을 통해서 이해해야 합니다.

 

심이란 무엇일까요?

심이란 마음입니다. 그렇다면 성리학에서는 이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주희는 먼저 마음을 두 가지로 구분합니다. 하나는 물질적인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비물질적인 마음입니다. 물질적인 마음은 심장을 의미합니다. 심이라는 글자도 심장을 본뜬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은 단순히 물질적 의미의 심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 비물질적인 정신활동까지도 마음에서 이루어 간다고 합니다. 

 

사람의 몸이 알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마음이 그렇게 시킨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손에 아픔을 주면 손이 아픔을 아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마음은 이런 감각적인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고 도덕적 판단까지 포함합니다. 우리가 어떤 일에 막혔을 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도 모두 마음의 기능입니다. 이렇게 볼 때 마음의 기능은 실제로 무한하다 볼 수 있습니다.

 

주희는 이러한 마음의 무한한 기능을 두 가지로 정의합니다. 바로 지각 기능과 주재 기능입니다. 마음의 가장 큰 기능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생각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마음의 활동을 지각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주희는 "심이란 사람의 지각이다"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마음의 지각 기능을 말한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주희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마음이 사람의 몸을 주재한다는 것입니다. 주희는 "심은 신명의 집이요 한 몸의 주재가 된다"라고 말합니다. 즉 마음이 사람의 모든 신체적 또는 정신적 활동을 주재하고 지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사람의 의식활동 중에서도 도덕적 실천과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옳은 일과 아닌 일을 선택해야 할 때 옳은 일을 선택하도록 마음이 주재적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마음은 크게 지각의 기능과 주재의 기능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마음의 구조를 리와 기의 개념으로 설명함으로써 이론이 더 복잡해집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설명드렸듯이 성리학은 현상 세계의 모든 것을 리와 기의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또한 사람의 마음까지도 리와 기의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이때 주희는 "성은 태극과 같고 심은 음양과 같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태극은 리이고 음양은 기이므로 성은 리가 되고 심은 기가 됩니다. 

 

이렇게 심을 기로 설명하게 되는데, 심은 단순한 기가 아닙니다. 심이 사람의 심장만을 의미한다면 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심에는 지각 기능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희는 지각은 리와 기의 결합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심의 지각 기능을 리와 기의 결합체로 설명한 것입니다. 심을 리와 기의 결합체로 보는 것은 심의 허령 한 특징 때문입니다.

여기서 허령 함은 마음이 텅 비어 있으면서도 신비한 능력을 가진 것을 뜻합니다. 심에는 허령 함이 있고 그 허령 함 속에 온갖 이치가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심을 리와 기의 결합구조로 설명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심안에는 리가 부여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선천 적으로 도덕적 품성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것은 마음이 어떤 작용을 할 때 심안에 갖추어진 리가 도덕 근거로 작용하게 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심의 작용이 완전히 도덕의식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리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마음속에는 불합리와 다양한 사유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희는 심 가운데 리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기의 영향으로 심이 리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서 수양을 통해 심의 주재적 기능이 강조되고 심과 리가 하나 될 것을 요구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