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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동양 철학 - 성리학의 완성

by 원더르 2022. 6. 3.

주희의 이기론

성리학을 종합한 주희는 남송의 철학자입니다. 주희는 리를 최고 범주로 삼았으며 이것을 이학이라고도 부릅니다. 리에 관해서는 정이의 학설을 계승하고 발전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정주 학파라고도 부릅니다. 주희는 이정의 ‘리’ 철학과 장재의 ‘기’ 철학을 받아들여 그것을 종합하게 됩니다. 장재는 기에 대해 강조했으나 리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였고, 이정은 리에 대해 강조했으나 기에 관해서는 그렇지 못하였습니다. 주희는 이들이 강조한 리와 기를 연관시키고 이 둘의 관계에 대해 체계적으로 종합하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을 포함하여 우주 만물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기와 기로 써 설명합니다. 물론 리와 기의 이론은 주희의 독창적 이론은 아닙니다. 주희는 장재로부터 우주 만물을 구성하는 것이 기라는 것을 배웁니다. 그러나 우주 만물의 최종적인 근원을 기에 두지는 않습니다.  물론 장재의 기와 주희의 기는 차이가 있습니다. 장재는 우주 만물의 최종적 근원을 태허, 즉 기에 두고 기의 모임과 흩어짐으로 만물을 설명합니다. 그러나 주희는 기를 물질적 차원으로 제한하고, 기의 존재 근거이며 원리를 리로써 설명합니다. 장재에겐 근원이었던 기가 주희에 와서는 물질적 속성으로 제한되고 그 자리에 이정의 리가 자리 잡게 되는 것입니다.


세계가 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기가 실제로 구체화하는 것은 그렇게 만드는 근거이며 원리에 해당하는 리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리는 시작과 끝이 없으며 천지 만물에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반면, 기는 물질적 성향이 그러하듯이 생성도 있고 소멸도 있으므로 만물의 근원은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리하자면 리는 사물의 성질을 정의하며, 기는 재료로 사물의 형태를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기는 존재하는 것이고 리는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근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사물은 기를 소재로 해서 구성되어 있지만 그 기는 반드시 바탕에 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리는 인간을 비롯한 우주 만물의 근거이며, 우주의 현상과 만물을 있게 하는 질서이자 이치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리는 그 자체로 완전하고 영원하며 절대 선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보다 '리'를 더욱 근본적으로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기를 만물의 근원으로 보는 장재의 사상을 멀리하고, 정이의 리를 물질세계의 근원으로 주희 철학의 최고 범주로 삼습니다.


이러한 리는 우주의 질서이자 만물의 법칙이며, 또한 인간이 따라야 할 최고의 기준이자 도덕 준칙이 됩니다. 우주 만물의 법칙인 리가 인간에 내재하여 인간의 도덕성 근거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도덕규범을 우주 만물 법칙과 동일하게 간주하며 어길 수 없는 것으로 본 것입니다. 따라서 리는 사람들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도덕규범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주희는 리로써 인간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고 심성론과 수양론을 통해 체계적으로 종합하게 됩니다.


이처럼 주희는 정이가 틀을 잡은 ‘리’ 이론과 장재의 ‘기’ 이론을 종합하여 리와 기 개념을 그의 이론체계를 떠받치는 두 개의 버팀목으로 세우게 됩니다. 이것은 주희의 철학의 기본적인 토대를 이루게 되고 성리학의 이기론을 완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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