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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동양철학 - 이기론의 리

by 원더르 2022. 6. 6.

이기론이란

성리학은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세계의 모든 것을 리와 기의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리와 기의 두 개념으로 모든 사물의 생성과 존재를 설명하고 인간의 심리적 요인까지도 리와 기의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리와 기로 써 인간과 우주를 설명하는 이론체계를 구축합니다. 때문에 인간 세계의 모든 문제들도 최종적으로 리와 기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리란 무엇일까요

성리학에서 말하는 리는 자연현상과 사회의 모습 안에서 흐르는 원리와 질서 등을 리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리는 기독교의 하느님과 같은 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연세계와 인간사회가 질서 있게 작용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원리에 해당하는 것이 리입니다. 리는 북송시대를 거치면서 존재의 원리에 더하여 윤리적 규범에 이르기까지 성리학의 최고 범주가 됩니다.

 

삼국시대의 학자인 왕필이나 곽상 등에 의해 ‘필연의 리’ 또는 ‘소이연의 리’ 등의 말로 사용되다가, 불교가 들어오면서 화엄종에 의해 불교의 진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확립합니다. 그래서 송학의 리가 불교에서 가져온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송대 이전에는 리가 주로 사물이 갖고 있는 규율 혹은 법칙 정도로 해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리는 북 송오 자를 거쳐 주희에 이르면서 비로소 존재 원리와 윤리적 규범이라는 의미로 거듭나게 됩니다.

 

리에 형이상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세계와 인간을 이해하는 기틀로 삼은 것은 이정에게서 이루어집니다. 음양이라는 기에 대해 원리 혹은 법칙으로서의 리를 정립시켜 기와는 다르게 분명히 구분하게 됩니다. 주희에 오면서 리는 기와 함께 두 개의 근원적 실재로서 분명하게 규정됩니다. 모든 존재의 원리와 윤리적 규범으로 종합되는 것입니다. 주희는 이정의 리 이론을 인간사회의 규범에 이르기까지 이론을 적립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존재의 원리와 법칙이 리라면, 인간 또한 그러한 원리나 법칙을 자신의 본질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희는 자연세계와 인간 세계를 리라는 개념으로 통일하고 설명하는 이론적 체계를 마련하게 됩니다.

 

리는 자연법칙도 아니고 인간 법칙도 아닌, 인간과 자연을 아우르는 보편적 원리고 모든 존재가 마땅히 따라야 하는 원리인 것입니다. 그래서 각각의 사물은 각각의 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각각 서로 다른 리가 있지만, 그 리를 있게 하는 총괄적인 위치에 있는 리도 있습니다. 이 리는 태극이라고 불립니다. 주희는 태극이란 천지만물이 리를 총합하여 모든 리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리를 가리켜서 말한 것입니다. 리를 총괄하는 모든 리 중의 리, 각각의 사물에 존재하는 모든 리를 아우르는 최고의 원리에 해당하는 것이 태극이라는 것입니다.

 

태극은 각각의 리를 총괄하는 총체적인 리인 동시에 개별적인 만물을 이루는 개별적인 리가 됩니다. 리를 총괄해서 말하면 태극이 되고, 나누어서 말하면 만물마다 각각 하나의 리를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개별적인 리와 총체적인 태극 사이에 차이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러므로 태극과 리는 내용면에서는 동일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희는 총체로서의 하나의 태극과 나누어진 개별적인 리가 동일하다는 것을 달에 비유하여 설명합니다. 달은 하나지만 강, 호수, 바다에 그것이 비추어질 때 온전한 달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달은 하나이지만 강, 호수, 바닷속에 비추어진 달은 무수히 많습니다. 강, 호수, 바다에 비추어진 달이 무수하다고 해서 하늘에 있는 달이 무수한 조각으로 나누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늘에 떠있는 달과 비추어진 달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총체로서의 태극은 하나지만 만물에 나누어진 개별적인 리는 무수히 많습니다. 주희는 이를 월인 만천으로 설명합니다. 이 말은 원래 불교 경전에 나오는 비유이지만 주희가 빌려 쓴 것입니다. 주희는 이를 이일 분수라고 바꾸어 표현합니다. 여기서 ‘이일’이란 만물이 하나의 태극에서 나왔으므로 만물은 동일한 태극을 공유하고 있다는 뜻이며, ‘분수’란 이러한 하나의 태극이 만물의 개별적인 리로 나뉘어 무수히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인간에 비유해보면 인간은 그 안에 태극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두 하나의 태극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 사이, 또는 인간과 사물 관계에는 근원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현실세계에는 다양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개별적인 것은 모두 하나의 동일한 태극을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이렇게 만물은 통일적이고 보편적인 존재 원리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리는 완전하기도 하고 치우치기도 하는 이중적 성격을 갖습니다. 리가 완전한 경우에는 기와 분리된 경우입니다. 리가 기에서 분리될 때는 기의 구속을 받지 않기 때문에 완전합니다. 리가 치우쳤을 경우는 리와 기를 합쳐서 보는 경우입니다. 리와 기가 합쳐진 경우는 기의 구속을 받지 않을 수 없으며, 기의 구속을 받기 때문에 치우치게 됩니다.

 

또한 리는 동일성과 상이성을 동시에 갖습니다. 만물은 저마다 각각의 리를 가지므로 리가 서로 다르지만, 동시에 만물이 가지는 각각의 리는 모두 하나의 근원에서 나왔기 때문에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달에 비유했듯이 떠있는 달은 하나뿐이지만 비친 달은 무수히 많습니다. 비친 달의 입장에서 보면 상이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리는 통일성, 절대성, 보편성, 초월성, 규범적인 측면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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